뮤지컬

뮤지컬 <마리 퀴리> 240209밤 자첫 후기

유_U 2024. 2. 9. 16:08
728x90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
* 커튼콜 촬영 가능 (배우들 개인인사 끝나고 노래할 때만)
* 스포 있음 *

- 후기 한 줄 요약: 대극장의 맛을 보고 왔습니다.


좋아하는 배우가 있는 캐슷은 아니었다. 김소현 배우님 뮤지컬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이 캐슷을 선택.

- 주요 인물 4명과 1인 다역 6명, 총 10명의 배우가 넓은 무대를 꽉 채우는데, 어떻게 저리 자연스럽게 1인 다역 배우 역할을 배치할 수 있지? 싶었다.
- 인물의 에너지 자체가 다르다. 비교적 행동을 작게 해도 이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던 소극장 극을 자주 보다가 대극장을 가니, 배우들이 행동을 200% 하는 것이 보였다. 그래도 관객의 입장에서는 100% 행동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이것이 연기와 현실의 차이 아닐까?

- 시간 전개가 빠르다. 마리 퀴리의 일생 전체를 표현한 작품이라 마리 퀴리가 핀란드를 떠날 때부터 나이가 든 후까지 표현해야 한다. 시간의 흐름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 하지만 난 한정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좋아해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 대극장의 맛, 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무대에 압도당했기 때문. 순식간에 무대에 기차 좌석이 생기고 실험실이 되었다가 병원이 되었다가 계단이 막 움직이고… 눈이 쉴 새가 없는 150분이었다.
- 어쩌면 고도화된 무대 기술은 영상의 힘을 뛰어넘을 수 있지 않을까? 무대를 좋아하는 나로선 영상만큼이나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예술도 대중화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어본다.

- 넘버가 굉장히 많다. (당연. 150분짜리니까. 근데 평소 혜화 소, 중극장 극만 보다가 오랜만에 대극장 뮤지컬을 보니 그리 느껴졌다.) 넘버가 웅장하면서 깔끔하다. 인물의 상황, 감정 상태를 넘버에 깔끔하게 집어넣었다. 넘버 도대체 어떻게 쓰는 건지 좀 배우고 싶건만.

커튼콜 일부 촬영 가능

- 마리와 안나의 우정이 아름다웠다. 마리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안나에게 사과를 구하는 장면, 그러니까 계단에 올라선 두 사람이 마주 보면서 넘버를 부르는 장면은 무대에서 먼 2층에 있는 나에게까지도 감정이 다다랐다. 울컥한 듯.
- 남편 피에르의 죽음이 갑작스럽다고 느껴졌다. 그런데 마차 사고를 당한 것이니, 사고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라 그렇게 어색하진 않았다. 여기서 좋았던 부분 -> 라듐의 유해성을 직접 실험하기 위해 피에르가 스스로 다리에 라듐 물질을 바른 천을 감은 적이 있다. 그것 때문에 마차를 피하지 못했고, 결국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는 설정이 극 전체의 주제(라듐)를 포괄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 ”라듐“이라는 소재를 잘 활용했다. 라듐 소재를 전체적으로 균일하게 등장시켰고, 주제성이 확실하다고 느껴졌다. (근데 라듐이 소재인 게 당연함. 마리 퀴리 이야기라서.)

- 이게 한국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은 좀 의아했다. (물론 어떤 소재든 모두 좋은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마리 퀴리의 이야기라서 처음엔 당연히 라이선스라 생각했다. (크게 문제 되는 부분은 당연히 아니다. 그냥 의아했는 말임.)

앞으로는 아무리 저렴해서 2층 객석엔 절대 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더랬다. 이유는 관크.

* 가족 단위로 와서 공연 도중에 계속 이야기하는 사람.
* 음식물 반입 금지인데 계속 음식물 담긴 봉투 부스럭거리는 사람.
* 마음대로 자리 바꿔 앉고 어셔한테 자리 비는데 왜 못 앉게 하냐 따지는 사람.
* 그 바람에 어셔랑 대화하는 소리 다 들리고. 집중 못하는 지점이 있었다.

시체 관극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냥 기본적인 예절은… 지키고 살자고요. 다들.

뮤지컬 <마리 퀴리> 간단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