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1.일 | 낮
- 예스24스테이지 2관
"그 시들... 내 숨이고 내 목숨이니 풀어준 것이다. 멀리 멀리 날아가도록."

[시놉시스]
광해군 10년, 인정전 도성 내에 흉서를 붙여 백성들을 선동하고 역도들의 무리와 역모를 도모하였다는 죄로 끌려온 허균이 추국을 받는다. 모진고문에도 죄를 인정하지 않는 허균, 오히려 자신을 모함한 무리들을 향해 역적이라 꾸짖는다.
그러나, 함께 끌려온 이들이 고문 끝에 거짓말을 자복하고 허균을 그들의 우두머리로 지목한다.
처형이 있기 전날 밤, 고문으로 정신이 흐릿해진 혀균에게 누이 허초희와 자신에게 시를 가르쳐준 스승 이달이 찾아온다. 허균은 이들을 보자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오래전 그들이 떠난 이유를 묻는다.
그러자 이들은 세 사람이 함께했던 밤과 이들이 아끼고 사랑했던 시인 허초희를 떠올리는데...
[CAST]
허초희: 김려원 배우
이달: 김도빈 배우
허균: 박상혁 배우
- 스포 있을 수 있음 -
조선의 여류 시인 '허난설헌'의 이야기다. 그의 남동생 '허균'과 두 사람의 스승 '이달' 이 세 사람이 시를 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좋은 점
- 현재(혀균이 고신을 당하고 있는 시점)와 과거(허초희, 이달, 허균이 시를 공부하는 시점)의 왔다리갔다리가 깔끔하다. 극을 보면서 한 번도 이게 과거인지, 현재인지 헷갈리지 않았다.
- 무대 바닥의 기울기 -> 무대 바닥이 평평한 게 아니라, 객석에서 바닥을 볼 수 있도록 살짝 기울어져 있다. 이러한 방식의 무대는 처음이어서 오, 신박한데? 하고 자리에 앉았던 기억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본 공연 때 바닥에 둥둥 떠다니는 불 모양 효과를 피해 허균이 달아나기도 하고, 바닥면에 나타나는 다양한 효과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이건 좋은 점인지, 아쉬운 점인지 모르겠는데 무대가 매우 간결하다. 기울어진 바닥, 이파리 없는 하얀 나무들만 잔뜩 세워져 있다. 극의 침울한 분위기와는 잘 맞지만, 글쎄. 인물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나로선 현실 망각하러 뮤지컬 보러 왔는데 슬퍼야 하나... 싶기도 했고.
아쉬운 점
- 정적이다. 배우들의 움직임을 최소화했달까. 좋게 말하면 텍스트 위주로 흘러가고, 나쁘게 말하면 지루해지기 십상이다. (사실 암전 때 하품 한 번... 읍읍)
- 넘버 가사 알아듣기가 어렵다. 배우의 딕션 문제가 아니라, 진짜 가사를 알아듣기가 어렵다. 왜냐면 진짜 고어로 된 시 그 자체가 가사인데, 당연히 2020년대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알아듣기가 어렵다. (고전문학 전공이 아닌 이상) + 인물 행동이 거의 없으니 약간, 지루했다,,, 고 할 수도 있겠다.
이야기 주요 소재 자체가 '시'이니 종이, 붓, 글 쓰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그에 맞춰 넘버도 잔잔하고, 웃음보다는 침울함을 많이 느꼈다.
한국풍 뮤지컬을 좋아한다. 늘 한국풍 뮤지컬의 발전을 응원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풍 뮤지컬이 외국풍 뮤지컬보다 덜 만들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한국풍 특유의 잔잔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게 말하면 평화롭지만 인물들이 가만히 앉아있고 움직이질 않으니 시각적으로 지루하다고 느끼기 십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같은 한국풍 뮤지컬인 <낭만별곡>은 인물의 동선이 활발하다) 무대도, 인물 동선도 아주 화려하진 않더라도 조금 더 가미되었으면 한다. 텍스트는 좋았지만 가사와 전체적인 연출이 아쉬웠던 뮤지컬.
그리고 이건 예사2관의 아쉬운 점: 너무 추워요... 예사1관, 예사3관 회전을 돌아서 이 둘은 춥지 않다는 걸 아는데 왜 유독 예사2관만 춥죠? 전에도 한 번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겨울이어서 더 추웠어요. 제발 에어컨인지 난방인지 온도 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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